사람들 입술만 쳐다봤다는 英 여배우…12년 만에 깜짝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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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모델 겸 배우 조지아 미첨(30)이 지난 12년간 청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숨겨왔다고 털어놨다.

8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첨은 생후 17개월부터 양쪽 귀에 보청기를 착용해왔다.

미첨은 "장애를 숨기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했던 일 중 가장 지치는 일 중 하나였다"며 "하지만 새 삶을 시작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미첨은 자라면서 매일 분홍색의 반짝이는 보청기를 끼고 학교에 갔으며 자신의 장애를 숨기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에 다닐 때 자신감이 넘쳤다"며 "청각 장애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면서 장애를 숨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머리카락을 내려 보청기를 숨기고 장애 관련 대화 주제를 일부러 피했다"며 "청각장애를 언급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미첨은 18세에 모델 업계에 합류하면서 보청기 착용을 중단했다. 그는 "보청기를 숨기는 것이 더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촬영할 때 재빨리 보청기를 빼내 가방에 숨겼고, 무슨 이야기가 나오는지 늘 짐작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하기 위해 독순술(입술 등 움직임을 보고 대화 내용을 알아내는 기술)도 익혔다면서 "다른 사람의 입술을 읽는 것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이런 행동은 스스로를땅속에 가두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미첨은 12년 만에 자신의 장애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키 큰 금발 모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애가 특정한 외모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청기를 착용한 모델로 제 자신을 다시 소개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번 달부터 수화 수업을 받는데, 이를 활용해 제가 속한 업계의 청각 장애인 대표로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첨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분노의 질주: 홉스&쇼' '원더우먼 1984', 넷플릭스 시리즈 '그리셀다' 등에 출연한 바 있다.